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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전체가 색으로 폭발하는 하루, 인도 ‘홀리 축제(Holi Festival)’가 특별한 이유

by 다시커리어맘 2026. 1. 8.

    [ 목차 ]

매년 봄이 시작될 무렵, 인도의 도시와 마을은 상상하기 힘든 풍경으로 변한다. 거리에는 형형색색의 가루가 날리고, 처음 보는 사람들끼리도 웃으며 색을 뿌린다. 얼굴과 옷은 순식간에 원래 색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물들고, 거리 전체가 거대한 캔버스가 된다.
오늘은  바로 홀리 축제(Holi Festival)가 특별한 이유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도시 전체가 색으로 폭발하는 하루, 인도' 홀리 축제'가 특별한 이유
도시 전체가 색으로 폭발하는 하루, 인도' 홀리 축제'가 특별한 이유

홀리 축제는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홀리 축제의 기원은 힌두교 신화에서 시작된다. 가장 널리 알려진 이야기는 프라흘라드와 홀리카의 전설이다. 악한 왕 히라냐카시푸는 신을 믿는 아들 프라흘라드를 미워했고, 그를 없애기 위해 불에 타지 않는 능력을 가진 여동생 홀리카에게 아들을 안고 불 속에 들어가게 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홀리카는 불에 타 죽고, 프라흘라드는 살아남았다.

이 이야기는 선이 악을 이긴다는 상징으로 남았고, 홀리 축제 전날 밤에는 ‘홀리카 다한(Holika Dahan)’이라는 의식이 열린다. 사람들은 모닥불을 피우며 악과 불행이 사라지기를 기원한다. 그리고 다음 날, 본격적인 색의 축제가 시작된다.

또 다른 의미는 봄의 도래다. 홀리는 겨울이 끝나고 새로운 계절이 시작되는 시점에 열린다. 자연이 다시 살아나듯, 사람들도 새로운 시작을 맞이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래서 홀리는 단순한 종교 행사가 아니라, 자연과 인간의 재생을 기념하는 축제이기도 하다.

 

색을 뿌리는 행위에 담긴 진짜 의미

 

홀리 축제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단연 색 가루를 서로에게 뿌리는 모습이다. 이 색 가루는 ‘굴랄(Gulal)’이라고 불리며, 원래는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만들어졌다. 각각의 색에는 상징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

빨강: 사랑과 생명

노랑: 행복과 지식

초록: 새로움과 조화

파랑: 신과 영성

하지만 이 축제가 특별한 진짜 이유는 색 그 자체보다 사람들 사이의 경계가 사라진다는 점이다. 인도 사회는 오랫동안 카스트 제도와 계급 구조가 강하게 남아 있는 사회였다. 평소에는 서로 말을 섞기 어려운 계층, 성별, 직업의 사람들이 홀리 축제 날만큼은 모두 거리로 나와 함께 어울린다.

이날은 누가 누구인지 중요하지 않다.
얼굴이 색으로 뒤덮이면 신분도, 나이도, 사회적 지위도 의미를 잃는다.
모르는 사람에게도 색을 뿌리며 “해피 홀리!”라고 외치는 순간, 모두가 같은 위치에 서게 된다.

흥미로운 점은 이 ‘무질서’가 사회적으로 허용된다는 것이다. 평소라면 무례하게 여겨질 행동도 이날만큼은 웃음과 놀이로 받아들여진다. 홀리는 단 하루 동안 사회적 규칙을 느슨하게 풀어주는 안전한 일탈의 장이다. 이 경험은 사람들에게 해방감과 연대감을 동시에 선사한다.

 

홀리 축제가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이유

 

현대 인도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IT 산업, 글로벌 기업,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전통적인 문화가 사라질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럼에도 홀리 축제는 여전히 강력한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유는 분명하다. 이 축제가 단순한 전통 행사가 아니라, 현대 사회에도 필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 홀리는 관계의 회복을 상징한다. 축제 기간에는 과거의 다툼이나 오해를 내려놓고 화해하는 문화가 있다. 색을 뿌리는 행위는 말보다 강력한 화해의 제스처가 된다. “이제 다시 시작하자”는 무언의 메시지다.

둘째, 홀리는 몸으로 즐기는 축제다. 사진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직접 참여해야 의미가 완성된다. 이 점은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 오히려 더 강한 해방감을 준다. 휴대폰을 내려놓고, 온몸으로 색과 소리, 사람을 느끼는 경험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셋째, 홀리는 삶의 불완전함을 받아들이는 축제다. 옷은 더러워지고, 계획은 엉망이 되고, 예측은 빗나간다. 하지만 바로 그 혼란 속에서 웃음이 나온다. 완벽하게 통제된 일상과 달리, 홀리는 “엉망이어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인도뿐 아니라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홀리 페스티벌을 모티브로 한 행사들이 열리고 있다. 음악 축제, 컬러 런, 컬러 파티 등 다양한 형태로 변주되지만, 그 중심에는 여전히 함께 어울리고 경계를 허무는 경험이 있다.

마무리하며

홀리 축제는 단순히 화려한 색의 향연이 아니다. 이 축제는 인도 사회가 오랫동안 품어온 질문에 대한 하나의 대답이다.
“우리는 어떻게 함께 살아갈 수 있는가?”

하루 동안 모든 경계를 내려놓고 색으로 하나가 되는 경험은, 어쩌면 우리가 일상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순간일지도 모른다. 지구 반대편에서 열리는 이 축제가 전 세계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홀리는 색으로 시작하지만, 결국 사람과 사람을 잇는 축제다.